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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단편장편 원문12

이광수 <무정> 1918 - 2 (원문) **** 장편소설을 한 호흡에 읽는 것이 힘들 수 있으니 세 번에 나눠서 볼 수 있도록 분량을 나눠놓았습니다. **** 이 책은 현대어 풀이를 해두지 않았어요. 41 열한시가 넘어서 영채는 집에 돌아왔다. 형식은 영채의 집 문 밖까지 왔다가 자기 숙소로 돌아갔다. 청량리로서 다방골까지 오는 동안에 두 사람은 아무 말도 없었고, 서로 얼굴도 보지 아니하였다. 차마 말을 할 수도 없고, 서로 얼굴도 볼 수가 없었음이라. 두 사람은 기쁜 줄도 슬픈 줄도 모르고, 장차 어떻게 될 것인가도 생각지도 아니하였다. 두 사람은 생각이 많기는 많으면서도 또한 아무 생각이 없음과 같았다. 줄여 말하면 두 사람은 아무 정신도 없이 집에 돌아온 것이라. 영채는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제 방에 들어갔다. 방 안에 들어서자마자 소리.. 2020. 3. 4.
이광수 <무정> 1918 - 1 (원문) **** 장편소설을 한 호흡에 읽는 것이 힘들 수 있으니 세 번에 나눠서 볼 수 있도록 분량을 나눠놓았습니다. **** 이 책은 현대어 풀이를 해두지 않았어요. 무정(無情) 이 광 수 1 경성학교 영어 교사 이형식은 오후 두시 사년급 영어 시간을 마치고 내려쪼이는 유월 볕에 땀을 흘리면서 안동 김장로의 집으로 간다. 김장로의 딸 선형(善馨)이가 명년 미국 유학을 가기 위하여 영어를 준비할 차로 이형식을 매일 한 시간씩 가정교사로 고빙하여 오늘 오후 세시부터 수업을 시작하게 되었음이라. 이형식은 아직 독신이라, 남의 여자와 가까이 교제하여 본 적이 없고 이렇게 순결한 청년이 흔히 그러한 모양으로 젊은 여자를 대하면 자연 수줍은 생각이 나서 얼굴이 확확 달며 고개가 저절로 숙여진다. 남자로 생겨나서 이러함이.. 2020.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