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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단편 쉽게 읽기3

이효석 <모밀꽃 필 무렵> - 1936 (전문 2단계 풀이본+원문)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 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라는 구절로 유명한, 이효석 작가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 '메밀꽃 필 무렵'으로 익숙하지만, 원제(원래 제목)는 '모밀꽃 필 무렵'입니다. 1936년 10월에 쓰여진 작품인데, 같은 해에 쓰여진 작품들이 쟁쟁해요. 이상 작가의 '날개', 그리고 김유정 작가의 '동백꽃'등이 있지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읽었고, 익숙하게 느끼는 단편인데, 이 작품 속 공간배경인 강원도 평창군 봉평은 이 작품 때문에 관광객이 꾸준.. 2020. 3. 13.
박영준 <모범 경작생> - 1934 (풀이본+전문) 아래는 원문입니다. 모르는 말이 있어도 먼저 슥 - 읽어보세요. 다만 가독성을 위해서 문단을 조금 나눠두었습니다. 박영준 『얘--- 나 한 마디 하마. 』 『얘--- 얘 기억(記憶)이 보구 한 마디 하래라. 아까부터 하겠다구 그러던데---.』 『기억이 성내겠다. 자--- 한 마디 해 보게.』 한참 소리를 하는데 이런 말이 나와 일하던 손들이 쥐었던 벼 포기를 놓았고, 모든 눈이 기억의 얼굴로 모이었다. 목청이 남보다 곱지 못하다고 해서 한 차례도 소리를 시키지 않은 것이 화가 났던지 기억이는 권하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는 목소리를 다 빼어 소리를 꺼냈다. 온갖 물은 흘러 나려두 오장 썩은 물 솟아만 오른다. 같은 논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기억의 미나리곡에 합세하여 다시 노래를 주고 받고 하였다. 깔기죽.. 2020. 3. 10.
최서해 <탈출기> - 1925 (풀이본+전문) 먼저 보게 될 것은 원문입니다. 모르는 뜻이 있어도 원문을 일단 죽 훑어보세요. 그 밑에 풀이본이 이어집니다. PDF 파일이 필요하시면 받아가세요 대신 하나하나 타이핑한 사람 생각해서 댓글과 공감을 부탁드려요. 댓글 없이 필요한 것만 챙겨가시면 성취감 못느껴서 사무실 문을 닫을겁니다. 탈출기 (원문) 최서해 1 김군! 수삼 차 편지는 반갑게 받았다. 그러나 한 번도 회답치 못하였다. 물론 군의 충정에는 나도 감사드리지만 그 충정을 나는 받을 수 없다. 박군! 나는 군의 탈가를 찬성할 수 없다. 음험한 이역에 늙은 어머니와 어린 처자를 버리고 나선 군의 행동을 나는 찬성할 수 없다. 박군! 돌아가라. 어서 집으로 돌아가라. 군의 부모와 처자가 이역 노두에서 방황하는 것을 나는 눈앞에 보는 듯싶다. 그네들의.. 2020. 3.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