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어리삼룡이1 나도향 <벙어리 삼룡이> 1925 - 원문 벙어리 삼룡이 원문은 챕터가 나눠져 있지 않지만, 읽는 분들 편의를 위해서 임의로 숫자를 매겨두었습니다. 1. 내가 열 살이 될락말락한 때이니까 지금으로부터 십 사오 년 전 일이다. 지금은 그 곳을 청엽정(靑葉町)이라 부르지만 그때는 연화봉(漣花峰)이라고 이름하였다. 즉 남대문(南大門)에서 바로 내다보면은 오정포(午正砲)가 놓여 있는 산등성이가 있으니 이쪽이 연화봉이요, 그 새에 있는 동네가 역시 연화봉이다. 지금은 그곳에 빈민굴(貧民窟)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지저분한 촌락이 생기고 노동자들밖에 살지 않는 곳이 되어 버렸으나, 그때에는 자기네만은 행세한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집이라고는 십여 호밖에 있지 않았고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은 대개 과목밭을 하고, 또는 채소를 심거나 아니면 콩나물을 길러서 생활을 .. 2020. 4. 1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