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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4

박영준 <모범 경작생> - 1934 (풀이본+전문) 아래는 원문입니다. 모르는 말이 있어도 먼저 슥 - 읽어보세요. 다만 가독성을 위해서 문단을 조금 나눠두었습니다. 박영준 『얘--- 나 한 마디 하마. 』 『얘--- 얘 기억(記憶)이 보구 한 마디 하래라. 아까부터 하겠다구 그러던데---.』 『기억이 성내겠다. 자--- 한 마디 해 보게.』 한참 소리를 하는데 이런 말이 나와 일하던 손들이 쥐었던 벼 포기를 놓았고, 모든 눈이 기억의 얼굴로 모이었다. 목청이 남보다 곱지 못하다고 해서 한 차례도 소리를 시키지 않은 것이 화가 났던지 기억이는 권하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는 목소리를 다 빼어 소리를 꺼냈다. 온갖 물은 흘러 나려두 오장 썩은 물 솟아만 오른다. 같은 논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기억의 미나리곡에 합세하여 다시 노래를 주고 받고 하였다. 깔기죽.. 2020. 3. 10.
최서해 <탈출기> - 1925 (풀이본+전문) 먼저 보게 될 것은 원문입니다. 모르는 뜻이 있어도 원문을 일단 죽 훑어보세요. 그 밑에 풀이본이 이어집니다. PDF 파일이 필요하시면 받아가세요 대신 하나하나 타이핑한 사람 생각해서 댓글과 공감을 부탁드려요. 댓글 없이 필요한 것만 챙겨가시면 성취감 못느껴서 사무실 문을 닫을겁니다. 탈출기 (원문) 최서해 1 김군! 수삼 차 편지는 반갑게 받았다. 그러나 한 번도 회답치 못하였다. 물론 군의 충정에는 나도 감사드리지만 그 충정을 나는 받을 수 없다. 박군! 나는 군의 탈가를 찬성할 수 없다. 음험한 이역에 늙은 어머니와 어린 처자를 버리고 나선 군의 행동을 나는 찬성할 수 없다. 박군! 돌아가라. 어서 집으로 돌아가라. 군의 부모와 처자가 이역 노두에서 방황하는 것을 나는 눈앞에 보는 듯싶다. 그네들의.. 2020. 3. 9.
이광수 <무정> 1918 - 3 (원문) **** 장편소설을 한 호흡에 읽는 것이 힘들 수 있으니 세 번에 나눠서 볼 수 있도록 분량을 나눠놓았습니다. **** 이 책은 현대어 풀이를 해두지 않았어요. 83 "옳지, 이제는 되었소. 이제는 부모의 허락도 있고 당자도 승낙을 하였으니까, 이제는 정식으로 된 모양이외다." 하고 목사가 비로소 만족하여 웃는다. 목사의 생각에 이만하면 신식 혼인이 되었거니 한 것이다. 장로는 이제는 정식으로 약혼을 선언하는 것이 마땅하리라 하여, "그러면 혼약이 성립되었소." 하고 형식을 보며, "변변치 아니한 딸자식이오마는 일생을 부탁하오." 하고 다음에 선형을 보고도 무슨 말을 하려다가 그친다. 형식은 꿈같이 기뻤다. 마치 전신의 피가 모두 머리로 모여 오르는 듯하여 눈이 다 안 보이는 것 같았다. 형식은 자기의 .. 2020. 3. 4.
이광수 <무정> 1918 - 2 (원문) **** 장편소설을 한 호흡에 읽는 것이 힘들 수 있으니 세 번에 나눠서 볼 수 있도록 분량을 나눠놓았습니다. **** 이 책은 현대어 풀이를 해두지 않았어요. 41 열한시가 넘어서 영채는 집에 돌아왔다. 형식은 영채의 집 문 밖까지 왔다가 자기 숙소로 돌아갔다. 청량리로서 다방골까지 오는 동안에 두 사람은 아무 말도 없었고, 서로 얼굴도 보지 아니하였다. 차마 말을 할 수도 없고, 서로 얼굴도 볼 수가 없었음이라. 두 사람은 기쁜 줄도 슬픈 줄도 모르고, 장차 어떻게 될 것인가도 생각지도 아니하였다. 두 사람은 생각이 많기는 많으면서도 또한 아무 생각이 없음과 같았다. 줄여 말하면 두 사람은 아무 정신도 없이 집에 돌아온 것이라. 영채는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제 방에 들어갔다. 방 안에 들어서자마자 소리.. 2020.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