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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단편장편 원문

박영희 <산양개(사냥개)> 1927 - 원문

by 오디쌤 2020. 5. 14.

박영희 작가

 

 소리내서 읽으면 더 의미 파악에 도움이 될겁니다.

 

 

<산양개>  -  懷月 (박영희)

 

1. 

밤이 깁허서 모든 것이 무거운 침묵에 잠겻슬 때에 별안간 정호의 집 넓은 사랑에서는 산양개 한 마리가 큰 소리로 지젓다. 고요하든 한울은 무거웁게 이개의 갈나진 목소리를 울리여 주면서 그 남어지 소리는 한울 끗 저편으로 그윽히 사라지게 한다. 별들은 깟딱업시 반작이고 잇다. 

개는 또 지젓다. 어둔 밤에 잠자지 못하고 이다지도 목이 터지는 듯 하게 짓는 개의 소리는 이 넓은 집을 둘너 싼 침묵보다도 더 두려웁고 괴로운 울음소리 가탯다. 추은 바람이 널분 사랑 마당에서 먼지를 모라가지고 죽은 듯이 고요한 대청 속으로 물려 들어간다. 모든 것은 잔다. 그러나 바람뿐이 무슨 감초인 물건을 찾는 듯이 넓분 우주의 새새 틈틈으로 혹은 위염잇게 혹은 갈열피게 휘도라 단이는 듯하엿다. 

이 어둠 속에서 개는 또 지젓다. 소리 크게 지젓다. 이처럼 무거웁게 어둡고 위염잇게 거륵한 침묵이 무슨 싯붉은 분토를 개에게 던저주는 듯이 개는 한울을 치여다 보고 지젓다.

이 개가 짓는 소리에 덩그런이 비인 이간방에서 혼자 자는 주인 영감 정호는 소스라처서 일어 낫다. 추은 바람이 보이지 안는 틈 사리를 통해서 방안으로 서늘하게 들어왓다. 흠신 밝어 보이는 뎐등불은 깟딱도 업시 뎐구 속에서 자지러지게 타고 잇다. 별안간 정호는 가슴이 두군거리고 머리가 읏슥하고 몸이 자긔도 몰으게 한번 떨렷다. 변으로 오날에 와서는 상노조차 제 집에를 가고 업섯다. 그러나 정호는 이 널분 사랑에서 예사로 혼자 자기 때문에 그리 별다르게 생각은 되지 안이 하엿스나 밤중에 개가 지짐은 이상하고도 두려웁고도 괴이한 일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개의 지짐을 반가도 하엿다. 그것은 다른 것이 안이라 륙십원이나 되는 만흔 돈을 주고 산 그 산양개가 이제야 참말로 도적을 직히게 되엿다는 것이 정호의 마음을 얼마쯤 가러안게 하엿다. 

 

- 저 놈이 작고만 지젓스면 도적이 안이라 귀신이라도 물러 갈 것이다.』 하고 정호는 속으로 생각을 하면서 또 다시 개가 짓기를 기다리엿다. 그러나 웬일인지 그의 가슴은 울렁거리엿다. 그러나 작구만 지젓스면 조흘 그 개의 목소리는 또 다시는 짓지 안이 하엿다. 또 다시 두려운 침묵은 이 널분 집을 둘러싼다. 처음보다도 더 무서운 침묵이다. 이때에 정호의 마음은 부질업시 떨리엿다. 때때로 눈에는 보이지 안는 무슨 붉은 불떵어리가 그의 눈 압흐로 갓가히 오는 듯하엿다. 이 때에 그는 별안간 상서롭지 못한 기괴한 연상이 시작되엿다.

... 별안간 어듸서 왓는지도 모르게 드러온 키 크고 람루한 옷을 입은 사람이 손에 칼을 들고 압헤 섯다. 그 샛파란 칼날은 눈이 뿌시게 타는 뎐기불에 반사가 되여서 방금 누구를 죽여서 붉은 피가 칼날에서 아즉도 남어지 생명이 날뛰는 것과도 갓고 혹은 그 생명의 사러지는 그윽한 외마듸 소리가 그 칼날로부터 들리는 듯하엿다. 방안에는 아모도 업고 오즉 그 칼날 뿐만이 승리하는 생명을 가지고 시시각각으로 이 단조하고 무미한 침묵을 사정업시 찔러버리려고 하는 듯하다. 

 

- 너는 내의 요구를 잘 알 터이지?

...』

 

- 너는 현금으로 백만원을 가젓다는 부자라지? 자! 이 칼이 너 생명을 찍는 대신에 이 칼끗헤다가 삼천원의 지표를 찍게 하여라! 어서 어서 나는 갈 길이 밧부다.』 ...

하는 소리가 끗흐로 흐미하게 사라지면서 정호는 무슨 꿈이나 꾼 것처럼 깜짝 깨엿다. 이것이 무서움에 쫏기는 두려운 때에 일어나는 정호의 환상(幻想)이엿다. 그는 석달 전 어느 날 밤에 그러한 두려운 광경을 경험해 보앗섯슴이다.

 

- 개가 웬일로 짓지를 안을까?』 하고 속으로 정호는 근심을 하면서 떨리는 손으로 미다지를 가만히 열엇다. 바람이 왈칵 드러 왓다. 맛치 문 밧게서 이때것 기다리다가 몰려오는 것 가탯다. 캄캄한 마루 우에 안즌 개는 고요히 안저서 한울만 물그럼이 치여다 보고 잇다. 

 

- 저 놈이 왜 자지를 안을까?』 하고 정호는 다시 문을 닷고 여전이 그 널분 방 아루묵에 엄숙하게 안젓다. 

 

- 안이다. 두려울 것이 도모지 업다. 저 놈만 잇스면 나는 아모러한 걱정도 할 필요가 업슬 것이다.』 하면서 얼마 동안은 마음을 노앗스나 또 다시 두려운 생각이 불일 듯했다. 

- 오날 낫에 삼만원을 논을 사려고 은행에서 차저왓는데 누가 알지나 안을가?』 할 때에 그의 두 손에서는 은근히 땀이 흘넛다. 

 

- 어서 이 밤이 밝엇스면!』 이러케 속으로 바라면서 쟝차 엇더케 햇스면 조흘가를 생각하엿다. 그리다가 『삼만원!』 하고는 또 다시 의심이 마음 속에서 일어난다. 그는 하는 수 업시 벽장문의 잠을쇄를 열고 문을 가만히 열엇다. 식검은 어둠의 눈이 정호의 눈과 한 가지로 그 금고를 보앗다. 그는 아모도 업는 방안을 한번 다시 돌아다 보앗다. 더욱이 저편 구석을 유심히 보다가 하는 수 업시 그 금고를 내리엿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열쇄를 끄내엿다. 잠을쇄 구멍에다가 느어노코 또 다시 방안을 한번 돌나보앗다. 역시 방안에는 아모도 업섯다. 열쇠를 돌엿다. 『쨍』 하고 울리는 쇠소리에는 정호의 가슴을 무슨 마치로 따리는 듯이 서운하엿다. 손은 떨리기 시작하엿다. 금고(가주고 단이는 금고다) 문을 열고서 뭉치뭉치 묵거 노흔 지화를 헤여 본다. 여전이 손은 떨리엿다. 헤여보니 천원식 묵근 것이 서른 덩이가 틀림이 업섯다. 그는 그제야 『후-』 하고 은근히 한숨을 죽여 쉬엿다. 그리고 다시 금고문을 닷고 안저서 생각한다. 

 

- 래일이면 삼천오십원이 업서절 터이다』 하는 생각을 할 때에는 잠간 동안은 두려운 것도 이저버리고 다만 인색한 마음의 돈 쓸 걱정이 마음을 바작바작 자저붓게 한다. 오십원은 엇지하엿든 삼천원은 아모리해도 래일 낫 안으로는 내여 주어야 할 것이다. 그것은 다섯재 첩을 맷칠 전에 어더 드릴 때에 위선 급한대로 삼천원의 돈을 주겟다고서 그 첩을 끄러드리엿다. 그것 뿐만은 안이라 논 삼백석도 주겟다 하엿다. 그러나 논은 엇지햇든 첫날밤만 지내면 주기로 약속한 삼천원이 벌서 닷새가 되여도 소식이 업섯다. 그럼으로 오날 밤에는 그의 다섯재 첩이 자긔집으로 달아나고 말엇다. 그나마 달아날 때에는 이런 말을 하엿다. 

 

- 점잔치 못하게 거즛말을 해요? 고만 두어요. 그 재물이 그대로 부지할 줄 아시우? 내 생전에 좀 볼걸!』 하든 소리를 정호가 생각할 때에는 또 다시 두려웟다. 또 다시 외로웁고 두려운 침묵을 깨다럿다. 별안간 이러한 생각을 정호는 생각하엿다. 

... 그년이 머리를 풀어 산발하고 입살은 제 독에 못이기여 물어띄여서 붉은 피를 흘리고 손에는 칼을 들고 가만히 들어와서 『나는 너 때문에 깨끗한 처녀의 몸을 더럽히엿다. 우리 집은 가난해서 우리 부모는 네가 논 주고 돈 준다는 바람에 너의 다섯재 첩을 준 것이 아니냐? 그런데 너는 나의 생명까지를 다 빨어 먹고 말엇다. 이 칼을 바더라!』 하고 정호의 엽해서 부르지질 듯도 십헛다. 

이때에 밧게서는 별안간 개의 뛰여 나려가는 소리가 들렷다. 정호는 그 순간에 그냥 쓰러젓다. 

얼마 후에 정신을 차려서 정호는 일어 안젓다. 자긔가 알 만치 몸은 땀에 저젓다. 오날 밤에 엇지해서 개는 잠자지 안코 이러케 애를 쓰는지!

 

모든 사람이 정호를 욕하며 또한 그의 재산을 달나고 무서웁게 졸으는 대신에 정호는 오즉 이 산양개를 의지하려 하엿다. 그런 고로 한꺼번에 오원을 쓰지 못하는 정호가 륙십원이라는 거액을 내여버리고 가쟝 용감하다는 이 산양개를 산 것이다. 그에게는 그의 재산 보호가 자긔 생명의 즐거움이엿고 또한 그것이 웃음이엿고 또한 그것이 세상의 모든 것이엿다. 그런 고로 이 산양개가 그의 재산만을 잘 보호하여 주엇스면 그는 또 업는 친구요 또 업는 사랑하는 물건이엿다. 

정호는 날마다 사람들에게 졸리인다. 기부금으로 혹은 구제비로 그러치 안으면 연조비로 찬조비로 가지각각의 명층 아래서 졸리인다. 굿기로 동내에 일홈이 놉고 기부금 안내기로도 유명한 정호인 줄도 알면서도 그래도 처음 가는 손님은 돈 달날 일이 잇스면 위선 그 집으로 갓다. 위선 요새이에도 두가지의 조건에서 돈을 달나는 사람이 잇섯다. 한아는 『기근구제비』로 한아는 『T동사립소학교에 기부금』으로 졸리는 판이다. 학교기부금으로 이십원을 적고 기근구제비로는 삼십원을 적엇다. 그러나 말 뿐이고 내지는 안이 하엿다. 기부금을 재촉하려고 드러오는 천수라는 사람은 문간까지 들어오는 것을 주인 정호가 무어라고 하엿는지 그 산양개가 쏜살 가티 내달어와서 짓고 야단을 하고 심지어 옷자락까지 물어 짓는 고로 하는 수 업시 도로 나갓다. 또한 기근구제비를 달나러 오든 이도 역시 그와 가튼 대우에 하는 수 업시 도라 갓다. 그것은 어적게 일이다. 문득 정호는 그 두 사람들이 나가면서 『이놈! 어듸 얼마나!』 하고 피빗 낀 눈으로 사랑을 물끄럼이 바라보든 생각이 낫다. 별안간 밧게서는 개의 뛰는 소리와 한가지로 『찍찍』 하는 소리가 들린다. 이 순간에 두려움이 점점 더하는 정호는 또한 이러한 환상이 시작되엿다. 

... 자긔 동내에 다 쓰러저가는 초가집에서는 뻣뻣이 굴머죽은 숭쟝이 한아한아 나간다. 그리드니 나종에는 굴머죽은 수만의 귀신이 자긔를 어워싸고 드러온다.』... 이러한 생각이 헛청대고 정호를 괴롭게 한다. 두려움에 취한 정호는 방안을 한번 더 살펴 보앗다.

 

그때에 박게서는 겨울의 말는 나무가지가 한거번에 『솨-』 하고 떠든다. 정호는 『저 흰벽이 모다 귀신들이 안일가?』 할 때에 그는 그 벽을 보기가 죽기보담 실엿다. 그럼으로 그는 자긔 손을 물끄럼이 바라다 보앗다. 흰 뎐등불에 빗치는 자긔 손구락만 나려다 볼 때에 그 손구락은 점점 희게 변하엿다. 그리드니 희게 변하다 못해서 나종에는 송장의 마른 뼈처럼 되엿다. 그때에 별안간 정호는 두려웟다. 자긔가 송장이나 안인가 할만치 두려웟다. 그리해서 그는 두려움을 억지로 참고 한번 주먹을 쥐여 보앗다. 그리고는 정호는 자긔의 눈을 엇더케 무엇을 보아야 무섭지 안을까 하고 애를 쓰는 중이다. 무엇이 마루 우로 선붓을 나섯다. 정호는 깜짝 놀나면서 그냥 그 자리 우에 쓰러젓다. 이러한 환상이 나타낫다. 

... 기근구제회에서 왓든 사람과 기부금 달나러 왓든 두 사람이 각각 손에 단총을 들고 와서 『너는 이다지도 우리를 구박하엿다. 바더라! 이 보수의 탄환을!』 ...

하는 듯한 환상을 정호는 깨다럿다. 그러나 그것이 변으로 잠자지 안는 산양개의 자츼인 줄은 몰낫다.

 

- 어이구! 죽겟다』 하고 정호의 얼굴이 백지장처럼 희엿슬 때에 그는 모든 사람이 그리웟다. 구박하든 큰댁네도 그리웟다. 돈 달나고 밤에 맛나면 꼬집고 박아지를 극던 셋재 첩도 그리웟다. 삼천원을 안이 준다고 달아난 그 젊은 첩이 지금 이 자리에 잇다고 하면 그저 삼만원이라도 주고 십헛다. 그러나 그들은 한아도 그 엽헤는 업섯다. 다만 가티 잠자지 못하는 것은 사나운 개 안이 주리인 배 곱흔 개뿐이엿다.

 

- 아모리 하여도 오날 밤에 이 돈을 가지고 이 방에서 잘 수가 업다.』 하는 생각이 정호의 마음 속에 일어낫다. 

 

- 큰마누라에게 맛기고 나도 그 방에서 자야겟다』 하는 생각이 여러 해 만에 처음 일어낫다. 그만치 이 밤이 두려웟다. 또한 큰마누라는 첩들처럼 그러케 못 밋지는 안이 하엿든 까닭이다. 하는 수 업시 그는 떨리는 다리를 억지로 일어낫다. 금고는 엽헤 끼엿다. 그리고 검은 두루먹이를 뒤집어 썻다. 그리고 가만히 뒤마루로 난 방문을 가만히 열어 보앗다. 어둠뿐이 왈칵 눈 압헤 띄운다. 그러나 모든 것을 지긋지긋하게 참고 마루 엽헤 혹시 누가 서잇지나 안이 한가 하고 가슴이 울렁거리면서 한발 한발 나아갓다. 침침한 별빗헤 그윽히 빗칠 듯 말 듯한 자긔의 그림자가 또업시 두려웟다. 마당에를 나려섯다. 저편 족 안채로 붓튼 담을 끼고 도적질하러 들어가는 사람처럼 한 십보쯤 갓슬 때에 별안간 『씩-』 하고 달려드는 물건이 잇다. 정호는 그 자리에 펄석 주저안젓다. 그것은 정호의 산양개다. 그 개는 정호의 두려워하는 몸과 검은 두루막이로 산 그 몸을 그의 주인으로는 볼 수 업섯는 것가탯다. 그냥 그를 향하고 짓는다. 더욱이 량심의 도적인 정호의 엽헤 가진 그 검은 금고를 보고 짓는다. 그것은 그 금고를 놋코 가라는 것 가탯다. 그러나 정호는 그 뜻을 몰낫다. 여전히 그 금고를 엽헤 끼고 다시 일어나서 또 몃거름 거르려 하엿다. 그 개는 그의 옷자락을 무럿다. 정호는 또한 엇지 할 수가 업섯다. 

 

- 내가 너의 주인이다』 하는 말을 개에게 하고 십헛스나 소용이 업슴을 알고 그냥 손짓만을 하엿다. 그것은 걱정을 말고 어서 가서 잘 자라는 뜻이다. 그러나 또한 개도 그 뜻을 몰낫다. 나종에는 개가 뛰여올느기 시작한다. 인제 와서는 정호도 엇지 할 수 업섯다. 한는 수 업시 발로 덤비는 개를 한번 찻다. 별안간 이상한 소리와 한가지 개는 이 낫모르는 도적의 엽흐로 목을 그냥 물엇다. 그는 고만 쓰러젓다. 쓰러지는 것을 본 개는 무엇에 별안간 흥분이 되엿는지 또 다시 줄듸를 물엇다.

이제로부터 피는 흘너 나린다. 이 어둔 밤에 붉은 피가 혼자서만 몰래 땅속으로 숨여 흐른다. 인색한 주인을 맛나 여러날 고기를 먹지 못한 개는 그의 피를 한번 밧짝 마른 혀로 할텃다. 그러나 그 개는 이러케 두려운 경우에 밋처 버렷다. 널분 마당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다가는 너머진 그를 물어보고 할터보고... 그는 옛날에 산양하러 단일 때와 가티 이것이 무슨 산양한 물것이나 가티 이리 얼느고 저리 얼느기도 하엿다. 이리다가 개는 어둠을 향하고 갈너진 목소리로 짓는다. 찬바람은 날카롭게 불어 흘는다. 

혼졀한 정호는 아조 죽어버렷다. 모든 두려움과 모든 불안과 한가지 이 땅 우에서 사라지고 말엇다. 

 

2.

그 이튼날 느진 아츰에 정호의 신체가 발견되엿슬 때는 그 개의 자최는 또 다시 볼 수 업섯다. 다만 마당 한편에는 붉은 어름이 까렷슬 뿐이엿다. 그 붉은 어름 우에는 검은 금고가 잇섯슬 뿐이다. 

 

죽엄에 원인은 아모도 몰낫다. 그러나 이 금고 속에 삼만원은 오즉 홀로 알엇슬 것이다. 

 

3.

그날 밤새도록 개가 자지 안코 도라단인 것은 배가 곱하서 먹을 것을 차지려고 잠을 못 자고 애꾸진 쥐만 물어 죽이엿든 것이엿다. 그러나 도적을 충실이 직히는 개는 마지막 주인까지 죽여버리고 다시는 어듸로 간는지 모르나 그는 살어 잇스면 끗업시 널분 대지 우에서 자유러웁게 도라단이면서 주린 배를 불릴 것이다. 

낫이면 굴근 쇠사슬에 목을 매여 잇고 밤에는 그 줄을 끌러 놋는 그러한 압흔 생활도 다시는 그에게 업섯슬 것이다.

 

- 끝 -

 

개벽 제58호 1925년 04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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